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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몬테네그로에서 권도형 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체포되었다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온 세상을 적으로 돌린 권도형 씨는 과연 누구이며, 적색수배의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저의 개인적인 생각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덜미 잡힌 권도형

    권도형 씨는 1991년생으로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공병부대에서 병장으로 만기제대한 청년입니다. 그 후 스탠퍼드 대학에서 컴퓨터공학과 경제학을 복수 전공했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대기업에서 각 3개월씩 일했던 경력이 있다고 합니다. 이후 티몬 창업자였던 신현성 씨와 테라폼랩스를 공동 창업해 테라와 루나를 발행했습니다. 사업이 잘 돼가는가 싶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코인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고, 권도형 씨는 돌연 잠적해 버렸습니다. 불과 2022년 초만 해도 국내 언론에서도 그를 천재 개발자, 미래를 선도할 리더라며 띄워주기 바빴었는데요. 그렇게 영원할 줄 알았던 그의 성공은 결국 깊은 나락으로 빠져 도망자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가 몬테네그로에서 덜미를 잡히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국제공항에서 위조된 여권을 사용하려 했기 때문인데요. 이미 서울남부지검 금융범죄수사팀에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인터폴에 적색수배 요청을 해놓은 상황이라 그가 잡히는 일은 시간문제였습니다. 서울남부지검에서는 루나 사태가 터진 이후 권도형 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초기에 발부했지만 해외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외교부에서는 여권 반납 명령을 송달했지만 해당 명령을 당사자가 받지 않아 여권 신규 발급을 중단하게 된 것이 권도형 씨가 도주 중 여권을 위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몬테네그로 당국에서도 권도형 씨를 체포한 것이 여권 위조, 즉 사문서 위조 혐의 때문이었습니다.

    적색수배 이유는?

    탈중앙화와 높은 보안성을 장점으로 내세운 암호화폐 시장은 수많은 사람들을 마치 모두 부자로 만들어줄 것만 같은 환상으로 내몰았습니다. 그러나 2020년 말에 무서울 정도로 과열된 암호화폐 시장의 비합리적인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해 각국 정부에서는 급하게 규제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죠. 암호화폐는 주식 종목과 달리 시세의 상한선과 하한선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한 개별 코인의 실체를 알고리즘을 직접 다 까보지 않는 한 알 방법도 없습니다. 이러한 불안정한 암호화폐 시장에 스테이블 코인 테라처럼 페깅 방식을 통해 코인의 가치를 기축통화(달러)의 가치와 일치시키는 알고리즘을 설계했다고 주장한 스테이블 코인이 소개된 것인데요. 투자자들은 이러한 사실을 믿고 마치 스테이블 코인은 매우 안전하다고 믿고 테라와 루나코인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한때 루나코인의 시세가 엄청나게 상승해 119달러를 찍었었는데요. 그러나 불과 한 달이 조금 지난 시점에 루나코인의 시세가 정말 어디가 바닥인지도 모를 소수점 저 끝까지 추락해 버리게 되면서 투자자들 거의 99%에 가까울 정도로 손해를 입었습니다. 결국 루나 코인 상장사들은 해당 코인을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고, 권도형 씨는 그 어떠한 방안도 마련하지 않은 채 도주해 버렸습니다. 피해자는 비단 대한민국 사람들 뿐만이 아닌, 전 세계 사람들이었으며, 권도형 씨가 대한민국이 아닌 해외 어딘가로 도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인터폴 적색수배령이 내려졌습니다.

    개인적인 생각

    충격 그 자체였던 루나코인의 폭락을 눈으로 직접 목격한 후 그래도 혹시나 권도형 씨가 사람이라면, 그가 직접 설계했다던 루나코인 알고리즘에 일말의 실수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해해 보려 노력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도주하면서 자신의 비트코인을 팔아 당사자 이외엔 그 누구도 해당 계좌에 간섭할 수 없는 스위스 은행에 무려 1300억 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맡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정말 작정하고 사기를 쳤던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돼 엄청난 분노가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분명 우리나라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지만 서민들의 삶은 날이 가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열풍이 불었던 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겠지요. 여기서 우리가 얻어가야 할 교훈은 일확천금을 쫓을 게 아니라, 지독한 인내와 내 미래 발전을 향한 꾸준한 학습만이 살길이라는 점입니다. 자신의 일확천금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도주했던 권도형 씨의 말로는 결국 체포로 귀결된 것을 보면서 우리는 반면교사 삼아 바르게 살아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