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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 만기일 보증금 집주인과의 대화 #44; 전세 추세#44; 향후 계획
    전세 만기일 보증금 집주인과의 대화, 전세 추세, 향후 계획

    나에게 이런 충격적인 일이 벌어질 줄은 정말이지 꿈에도 생각 못했다. 2021년 초 전세대출을 받아 신혼생활을 한지 어느덧 2년이 지났다. 다른 집을 찾아 떠나기 위해 집주인과 만기일 3개월 전부터 협상을 했고 이야기가 잘 되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만기 2개월 전부터 집주인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집주인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만기일 보증금과 향후 계획에 관해서 말해보도록 하겠다.

     

    전세 집주인과의 대화

     "만기일에 전세금 못 돌려줍니다. 나갈 거면 나가세요. 나는 전세금 못 돌려주니까. 그렇게 능력이 있으면 이사 가시면 되겠네. 나 바쁜 사람입니다. 법대로 하세요." 젊은 부부 두 명이서 이런 이야기를 면전에 듣게 되니 그야말로 멘붕일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지? 은행에는 반드시 만기일에 전세자금대출을 상환해야 하고, 나머지 우리의 전세금을 돌려받아야 다른 집을 구해서 나갈 수 있는데.. 태도가 돌변한 집주인은 야속하게도 우리 보고 나가든 말든 알아서 하라고 엄포를 내놨다. 그런 집주인에게 화를 내지도 못하고 어르고 달래서 대화를 이어나가는 모습을 본 아내는 그것 자체로도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나에게 왜 이렇게 겁내냐며 화를 냈다. 나를 향한 아내의 태도에 너무 억울하기도 하고 힘들었지만 그 심정이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었기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때부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극한의 두려움이 시작됐다. 이게 그 유명한 전세 사기인가? 내가 이러한 사기에 노출됐다고? 남일일 거라고만 여겼던 전세 보증금 반환 관련 문제가 나의 일이라고 생각되니 그때부터 모든 일들에 집중할 수 없었다.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멘털이 무너지지 않도록 억지로 부여잡고 있었지만 쉽지 않았다.

     

    만기일 보증금

    불과 2년 전만 해도 괜찮은 전셋집을 구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었다. 그 이유는 전세가와 주택 매매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워낙 전셋집이 귀해 부동산에서 보여주는 집집마다 하나같이 마음에 안 들기 일쑤였다. 신축 빌라, 오래된 오피스텔, 집은 굉장히 넓지만 웃풍이 심한 구옥 등등. 내 집을 장만하는 것도 아니고 고작 잠깐 거주할 전셋집을 구하는데도 나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어서 굉장히 어려웠다. 아내는 기왕이면 깨끗하고 입지 좋은 곳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비록 우리의 경제적 상황이 여의치 않았음에도 더욱더 좋은 집을 찾기 위해 많은 발품을 팔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우리나라의 금리 추격 인상, 그로 인해 무너지는 주택매매 갭투자자의 몰락, 분양 포기자가 속출하면서 심지어 최근 지어진 아파트의 미분양 사례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매매가 때문에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높아지는 역전세 현상이 생겨나면서 임대인들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향후 계획

    수년간 직장생활을 해오면서 모아둔 돈은 고작 몇천만 원... 만약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면 나는 그대로 신용불량자가 된다. 아내와 매일을 근심 속에 지내게 되면서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이대로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지, 아니면 임차인으로써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공부하게 되었다. 2년 전만 해도 너무나도 큰돈을 빌려 전셋집을 구한다는 것에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긴가 민하며 계약했던 것이 생각난다. 분명 마음속 깊숙이 두려움이 있었지만 애써 외면하며 우리 부부의 새로운 신혼집에 대한 기대감이 그 모든 두려움들을 묻어뒀던 것은 아니었을지.. 아니면 설마 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날까라는 마음으로 회피했던 것은 아니었을지. 수년을 원룸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하나로 합치게 되어 방 세 칸에 화장실 두 칸짜리 집을 들어올 수 있게 되었는데 그 무엇이 두려웠겠는가. 역사에 만약이라는 단어는 없지만 그럼에도 만약에 내가 2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어쩌면 무리하지 않고 조금 작은 집부터 시작했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다음 글에서는 우리 부부가 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얻어낸 방법들이 무엇이었는지 써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