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에서 "연봉 1억 받는 가장인데 한 달 생활비 보면 한숨만 나온다"는 글을 봤어요. 댓글이 두 갈래로 갈리더라고요. 1억이면 많이 버는 거 아니냐는 쪽이랑, 그거 받아도 남는 거 없다는 쪽이요. 저도 궁금해서 세전 1억이 통장에 얼마로 찍히는지부터 계산해 봤는데, 생각보다 차이가 크더라고요.

세전 1억이 그대로 들어오는 게 아니었어요

연봉을 열두 달로 나누면 월 833만 원쯤 됩니다. 여기까지 보면 꽤 커 보이죠. 그런데 월급날 전에 이미 빠져나가는 게 있어요. 4대보험입니다.

세전 월급 8333333원에서 4대보험 726973원을 뺀 7606360원과 그 뒤에 소득세가 또 빠진다는 흐름

72만 원이 넘습니다. 그리고 이게 끝이 아니라 여기서 소득세랑 지방소득세를 또 뗍니다. 저는 처음에 4대보험 떼고 남은 760만 원이 실수령액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세금은 그다음이에요.

그런데 진짜 문제는 나가는 쪽이었어요

손에 쥐는 돈을 알았으니 이제 나가는 걸 봐야죠. 4인 가족이면 항목이 정해져 있습니다. 금액은 집집마다 다르지만 항목 자체는 거의 똑같아요.

4인 가족 고정비 주거비 교육비 보험료 식비 네 항목과 연봉이 올라도 고정비는 줄지 않는다는 설명

제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 둘 키우는 집은 교육비가 주거비를 넘어가는 경우가 흔하더라고요. 학원 하나가 아니라 과목별로 붙으니까요. 그리고 네 식구 식비는 두 식구의 두 배가 아닙니다. 훨씬 더 들어요.

 

 

연봉이 올라도 비율은 더 나빠집니다

이게 좀 얄궂은 부분인데요. 연봉이 오르면 세금과 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율도 같이 커집니다. 우리나라 소득세는 구간이 올라갈수록 세율이 높아지는 구조라 그래요.

반대로 고정비는 연봉 따라 안 줄어듭니다. 주담대 원리금이 내 연봉 올랐다고 깎이지 않잖아요. 그래서 "세전은 올랐는데 왜 통장은 그대론가" 싶은 상황이 생깁니다.

다만 하나 재밌는 예외가 있어요. 국민연금은 일정 금액에서 딱 멈춥니다. 상한이 있어서 월급이 그 위로 올라가면 아무리 더 벌어도 보험료가 안 늘어나요. 얼마에서 멈추는지, 그래서 1년에 얼마를 덜 내는 셈인지 숫자로 계산해 둔 글이 있습니다. 4대보험 네 항목이 각각 얼마씩 빠지는지도 다 나와 있어요.

연봉 1억이면 4대보험만 매달 726,973원 — 국민연금은 여기서 더 안 늘어납니다

내 실수령액은 검색으로 안 나와요

검색하면 "연봉 1억 실수령액 얼마" 하는 글이 쏟아지는데, 그 숫자가 내 숫자가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소득세는 부양가족이 몇 명이냐에 따라 달라지거든요. 혼자 사는 사람이랑 배우자에 아이 둘 있는 사람은 같은 연봉이어도 떼는 게 다릅니다.

급여명세서 확인, 홈택스 간이세액표 조회, 소득세 대조, 원천징수 비율 확인 4단계 순서

저는 이 순서로 해봤는데 명세서랑 조회 금액이 얼추 맞더라고요. 안 맞으면 회사가 원천징수 비율을 다르게 잡아둔 걸 수도 있습니다.

 

홈택스에서 내 원천징수액 조회하기

 

결론은 좀 싱겁습니다

1억이 적은 돈이라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에요. 다만 세전 숫자로 남의 살림을 짐작하는 게 별 의미가 없다는 걸 계산해 보고 알았습니다. 같은 1억이라도 부양가족 수, 고정비 구조, 대출이 있냐 없냐에 따라 통장에 남는 게 완전히 달라지니까요.

그래서 저는 남의 연봉이랑 비교하는 대신 내 명세서를 한 번 제대로 들여다보는 쪽이 낫다고 봅니다. 매달 받으면서도 항목별로 얼마인지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잖아요. 저부터가 그랬고요. 이번 달 명세서 한 번 펴보시는 걸 권해요.